최욱철, '대통령 마케팅' vs
김한근, 당 빼고 '인물론'

김남권 | 기사입력 2018/06/11 [00:24]

최욱철, '대통령 마케팅' vs
김한근, 당 빼고 '인물론'

김남권 | 입력 : 2018/06/11 [00:24]

 

▲ 더불어민주당 최욱철 후보(위)는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기 위해 '대통령이 부른 사람'이라는 주장을 강조하고 있고,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는 당 홍보 현수막에서 상징색인 빨간색을 뺐다.     © 김남권

 

 

이번 6.13지방선거 구도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보수와 진보 진영 지지율 차이가 큰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보수 진영의 불리한 처지를 비유한 말이다. 여기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제되지 못한 표현은 '막말' 논란을 키우며 운동장의 기울기를 더욱 가속화 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후보들은 당 대표의 막말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홍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는가 하면 공개적으로 당론과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강력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 내 이런 지적에도 홍 대표는 그동안 마이웨이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감지한 홍 대표는 결국 '막말'에 대해 사과하며 무릎을 꿇기도 했다.

 

홍 대표는 지난 1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총력 유세전에서 "어제 제가 부산에 가서 우리가 잘못했다고 국민 앞에 백배 사죄했다"며 "저 개인 문제, 막말에 대해서도 사과한다. 우리 다시 한번 잘해볼 테니 좀 봐 달라"며 읍소했다. 홍 대표가 하루 전 부산 지원 유세 자리에서 큰 절을 세번하며 '막말'에 대한 사과 한 것을 언급 한 것.  또 지난 10일에는 홍 대표가 대구 지원유세를 계획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이는 지역 후보들이 홍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표의 그동안 신중하지 못한 발언들은 자유한국당 소속 지역 출마자들에게 직격탄으로 돌아갔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우리가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 만들어 놓으면, 위에서 말 한마디로 한방에 까먹고 해서 속상하다"면서 일일이 이해를 구하고 다니는 것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상황이 이쯤되자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들은 지역마다 '인물론'을 강조하며 각자도생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이와는 정반대다. '인물론' 보다는 지지율은 높은 정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신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이른바 '대통령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이런 현상은 마치 과거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전은요?'로 대표되는 '박근혜 마케팅'을 연상케 한다. 당시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 후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을 현수막에 넣어 홍보에 활용했다.

 

 

▲ 지난 7일 오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원 강릉시 옥천동 오거리 홈플러스 앞 민주당 유세차에 올라 강릉시민들에게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유세차 상단에는 '대통령이 부른 사람'이라는 글씨를 강조해 '대통령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남권

 

민주당 최욱철 '대통령 마케팅' vs 한국당 김한근 당 색 지우고 '인물론'

 

이런 현상은 강릉시장 선거에서 두 정당 후보들의 선거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번 강릉시장 선거에는 2명의 무소속 후보를 포함해 모두 4명의 후보들이 출마했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 최욱철(65) 후보와, 자유한국당 김한근(55) 후보의 선거 전략이 과거 선거와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두 정당의 현 정치 상황을 잘 표현해 주는 사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최욱철 후보는 과거 새누리당 후보들처럼 정당과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반면,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는 과거 민주당 후보들처럼 정당 이미지를 최소화 시키면서 후보의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최욱철 후보는 선거 후반전으로 갈수록 이른바 '대통령 마켓팅'에 주력하고 있다. 최 후보는 인터넷 포털 배너 광고나 차량 현수막 등에는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 선거를 도왔던 인연을 표현하는 '대통령이 부른 사람'이라는 문구를 넣어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공약 역시 남북 정상회담 의제였던 '동해북부선 철도 조기 착공' 등을 내세우며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호재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는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최 후보에 대한 자질론을 잠재우고, 고공 행진을 하고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후보자의 지지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최욱철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지금은 호재가 많아 인물론 보다는 민주당과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는 후보자 홍보 현수막에서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강원 강릉 옥천동 오거리 한 건물 2층에 위치한 김 후보 선거 사무실 외벽에는 김 후보를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이 현수막의 바탕색은 모두 흰색으로 되어있고, 정당 기호와 일부 글씨만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때문에 홍보 현수막을 얼핏 보면 마치 무소속 후보처럼 보인다. 실제로 바로 맞은편 건물 2층에 위치한 무소속 최재규 강릉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실 외벽에 걸려 있는 현수막과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최 후보의 대형 현수막 역시 무소속임을 의미하는 흰색 바탕에 기호 번호만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 6.13지방선거 강릉시장 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오른쪽)의 현수막과 무소속 최재규 후보(왼쪽) 현수막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걸려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는 당 상징색인 빨간색을 빼고 무소속 후보와 같은 흰색 바탕의 현수막을 걸었다     ©김남권

 

 

김한근 후보 캠프는 선거 초반에는 자유한국당 후보임을 나타내는 빨간색이 일부 들어가 있는 현수막을 걸었지만, 선거 중반에 흰색 바탕으로 교체했다. 일종의 당 색깔 지우기 인 셈이다. 예전 같았으면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빨간색이 들어간 현수막을 거는 자체를 일종의 '우월감'으로 여기는 시절을 감안하면 180도 바뀐 것.

 

이런 현상은 최근 자유한국당에 대한 이미지가 유권자들 사이에 크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분위기를 감안한 일종의 돌파구 전략인 셈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 캠프 관계자는  "요즘 김 후보가 유권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한국당이 밉더라도 시장 선거는 후보자를 보고 찍어달라'고 당부하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이는 낮은 정당 지지율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해석이 나온다.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후보들의 선거 전략을 통해 탄핵 정국 이후 보수 초 강세 지역이던 강원 지역 정치 지형이 얼만큼 바뀌었는지 실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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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될까요? 18/06/12 [23:08] 수정 삭제  
  김한근이냐 최욱철이냐~~ 후보가 누구냐에따라 누가 이길지 쉽게 예측이 가능했을 수도있었는데 말이죠
잘하시오 18/06/11 [12:46] 수정 삭제  
  민주당이 잘했다기 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것이고,. 덕분에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도의원, 기초의원에 당선될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자만하지 마세요 4년뒤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예상 18/06/11 [11:09] 수정 삭제  
  지지 정당을 찍자니 후보가 마음에 안들고, 후보자를 보자니 정당이 마음에 안들고를 고민하는 사람 많습니다. 이번 강릉시장 선거에서는요. 민주당과 대통령 지지 돌풍과 세력과 후보자를 못 마땅해 하는 세력들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것으로 보입니다. 압승보다는 아슬아슬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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