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방문... 싫지않은 강원도

오세봉 도의원 "올림픽 유치 당시부터 북한 참여 평화올림픽 제안"

김남권 | 기사입력 2018/01/23 [18:36]

현송월 방문... 싫지않은 강원도

오세봉 도의원 "올림픽 유치 당시부터 북한 참여 평화올림픽 제안"

김남권 | 입력 : 2018/01/23 [18:36]

 

▲ 현송월 단장과 일행이 21일 강릉을 찾아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 점검을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 김남권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개최지인 강원도는 여야 정치권을 가리지 않고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은 부정적인 발언을 연일 쏟아내 동계올림픽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정치권 '평양올림픽'으로 평창올림픽 폄하, 강원도 "북한 참여는 흥행카드"

자유한국당 소속 나경원 의원은 지난 1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남북 단일팀 구성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같은 당 장제원 수석대변인 역시 21일 "문재인 정권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진 반납하고 '평양올림픽'을 선언한 것"이라며 또 "평화를 얻기 위해 IOC를 설득했다면 착각이고, 북한을 위해 IOC를 설득했다면 반역"이라면서 "이제 '평양올림픽'에는 김정은 체제 선전가만 울려퍼질 것"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강원도는 여야 정치권을 떠나 이번 동계올림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 선수단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세봉 강원도의회 동계올림픽 특위 위원장은 "동계올림픽 유치때부터 북측 참여 시키는 평화 올림픽 하겠다고 제안서 냈다"면서 "북한 참여는 새로운게 아니고 IOC에 대한 일종의 약속이었다"며 일부 평양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강원도의회는 지난 9일 2018년 강원도의회 의원총회에서 평화올림픽 실현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 동북아의 평화, 세계평화를 위한 기회로 지구촌 모두가 올림픽 평화정신을 되살리는 장이 될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하고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고 응원단이 금강산 육로로 내려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원도의회 44명의 의원 중 자유한국당 소속은 37명으로 더불어민주당 6명, 무소속 1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번 결의문은 중앙 정치권의 이해 관계를 떠나 동계올림픽을 성공시켜 강원도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강원도민의 염원이 반영된 것이다

 

▲ 21일 현송월 단장과 일행의 숙소로 정해진 경포스카이베이 호텔 전경     © 김남권

 

▲ 21일 현송월 단장과 일행이 숙소로 정한 경포해변의 호텔 입구에 경찰과 취재진이 모여있다.     © 김남권

 

 

강원도는 이번 동계올림픽이 그동안 중앙 정치권으로부터 소외돼 타 지역에 비해 낙후된 강원도를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변모시킬 수 있는 다시 없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강원도민의 바람과는 달리 흥행 악재도 만만치 않은데 그 중 하나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의 불참이다. 또 IOC가 국가적인 조직 도핑으로 러시아 팀 전체의 참가 불허를 결정해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의 국가적 참가가 어렵게 됐다.  

때문에 강원도로서는 북한 선수단 참여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 아이스하키 연맹 역시 북한의 참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여자아이스하키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종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발 빠르게 승인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 소재 IOC본부에서 열린 IOC·남북한 올림픽위원회(NOC)·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평창조직위) 등 4자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 현송월 단장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과 일행이 21일 강릉의 한 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공연장을 점검하기 위해 나오고 있다. ⓒ 김남권     © 김남권

 

 

실시간 속보에 취재 경쟁... "북한 선수단, 흥행 가능성" 긍정 평가

이 때문에 강원도민들은 이번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예술단 사전 점검단 강릉 방문을 특별하게 느끼는 분위기다.

일부 정치권에서 현송월 단장의 방문을 놓고 "공주 모시듯이 대접한다" "평양올림픽"이라고 조롱섞인 비아냥을 쏟아냈지만 적어도 개최 당사자인 평창과 강릉은 물론 강원도민 대다수의 생각은 긍정적이다.

KTX강릉역에서 만난 한 시민 A씨(45)는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 "정부가 현송월 단장의 일행을 일정 수준으로 예우하는 것은 그녀의 지위가 높아서 아니라 북한이 동계올림픽 참가가 현실화되는 순간이고 북측을 대표해서 오는 첫 방문자이기 때문"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발표에 따른 우리나라 선수들의 불이익 우려 때문이다. 또 20일로 예정됐던 현송월 단장 일행의 방문이 급작스레 취소되는 등 북한의 돌출 행동에 대해서도 여론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하고 단일팀을 구성해 동계올림픽을 치른다면 그야말로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서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호재임에는 틀림없다. 

이날 현송월 단장의 사전 점검단 방문에는 국내 언론사의 기자들이 수십명씩 달라붙어 취재 경쟁을 벌였으며, 해외 언론들도 북한의 사전 점검단 방문을 실시간으로 속보로 내보냈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북한 선수단의 흥행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또 현 단장의 방문만으로도 동계올림픽에서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은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지난 12월 개관한 강릉아트센터는 물론 현 단장 일행이 거쳐가는 모든 곳이 언론에 노출돼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북한 선수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얼마만큼 흥행 카드 역할을 할 것이냐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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