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최대'라는 인공기, 강릉시민이 직접 가서 봤더니...

김남권 | 기사입력 2018/02/05 [14:32]

'선수촌 최대'라는 인공기, 강릉시민이 직접 가서 봤더니...

김남권 | 입력 : 2018/02/05 [14:32]

 

▲ 3일 강릉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내걸린 북한의 인공기(왼쪽)와 카자흐스탄 국기(오른쪽) 창문을 기준으로 크기를 맞춰 비교해 보았다     © 김남권

 

 

지난 2일 <중앙일보>는 "북한, 선수촌에 3개층 규모 참가국 중 최대 인공기 걸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강원도 강릉시 유천지구에 위치한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 가까이 사는 강릉시민인 나는 이 기사가 사실인지 매우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는 진짜로 선수촌에 내걸린 국기 중에서 가장 큰 국기를 찾아보기로 했다. 맞다. 이 기사는 일종의 '팩트 체크'다. 

최근 강릉 선수촌에는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주하면서 자기 나라 국기를 아파트 외부 창에 내걸고 있다. 많은 나라 국기들이 아파트 베란다 추락 방지 철창 길이에 맞춰 걸려 있었다. 아마 묶기가 수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3일 올림픽선수촌에 입주한 우리나라 선수 숙소에 태극기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남권


3일 오후 선수촌 가까이 접근하자 가장 먼저 우리나라 선수들이 묵고 있는 숙소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숙소 한쪽에는 상단에 태극기가 있고 그 아래에 큰 글씨로 "Team Korea"라고 적힌 현수막이, 반대편에는 태극기 대신 '대한민국은 당신이 흘린 땀을 기억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멀리서도 단번에 보일 만큼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사실 선수들의 조망권이 걱정될 정도였다.

▲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 모습. '대한민국은 당신이 흘린 땀을 기억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린 곳이 우리나라 선수들 숙소다     ©김남권


선수촌에서 우리나라처럼 현수막이 아니라 대형 국기를 내건 곳은 카자흐스탄과 북한 정도였다.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은 지난 1일 강릉 선수촌 804동에 입주했고, 다음날인 2일 오전 15층~17층 등 3개 층에 걸쳐 북한 국기인 대형 인공기를 세로로 내걸었다.

북한 바로 옆동에 위치한 카자흐스탄도 대형 국기를 내걸었는데 북한과 달리 가로 크기였다.

▲ 선수촌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걸린 북한의 인공기(왼쪽) 와 카자흐스탄 국기(오른쪽) 를 멀리서 찍었다     ©김남권


<중앙일보>의 기사는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불러왔다. 눈이 밝은 몇몇 누리꾼들이 카자흐스탄의 대형 국기가 찍힌 다른 사진과 비교하면서 '최대'라는 표현이 맞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솔직히 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 축제가 열리는데, 선수촌에 내걸린 국기 크기가 왜 중요한지 도통 모르겠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크기를 제한한 것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데 말이다. 내 주위 강릉 사람들도 아파트에 내걸린 인공기를 보고는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크기가 너무 크다느니" 같은 소리는 하질 않았다.

▲ 빙상경기가 열리는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입주한 대한민국 선수들의 숙소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     ©김남권


그래도 어쩌랴, 이미 누리꾼들이 핏대 세우고 싸우고 있는데.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에 사는 사람으로 직접 사진을 찍어 크기를 비교하기로 했다.

사실 선수촌 아파트로 올라가 실측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선수촌 아파트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으니 사진을 찍어 비교하는 수밖에.

여기서 또 난제가 있었으니, 카자흐스탄 국기는 옆으로 , 북한 인공기는 아래로 걸려 있어 눈으로는 일대일 비교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결국 아파트의 창 길이를 기본으로 비교 분석하기로 했다.

 

▲ 북한 인공기와 카자흐스탄 국기북한의 인공기와 카자흐스탄 국기를 사진으로 찍어 창문을 기준으로 크기를 맞춘 다음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인공     ©김남권


사진을 찍은 다음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아파트 창문 사진 크기를 기준으로 양쪽 사진을 맞춘 다음 국기를 복사해서 갖다 붙이는 방식으로 비교했다. 미드 CSI(과학수사대) 같이 완벽한 분석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육안으로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카자흐스탄 국기와 북한의 인공기 길이는 비슷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국기 폭이 확연히 더 넓다. 그렇다! 카자흐스탄 국기가 올림픽 선수촌에서 가장 크게 내걸린 국기다.

나의 분석으로 '최대 인공기'를 둘러싼 논란이 끝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제발 선수촌 국기 크기 같은 논쟁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이다. 어찌됐든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강릉 시민으로서 부탁한다.

 

▲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에 내걸린 일본 국기들. 참 일본스럽다는 느낌적 느낌이다     ©김남권
사실 그대로 진실되게 전달하는 기사를...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강릉, 동계올림픽, 인공기, 시사줌뉴스 관련기사목록
광고
강릉ktx열차사고, 승객들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