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3일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 모임’은 강릉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시는 20년전에도 논란이 되어 중단된 경포호수 대규모 인공분수 설치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강릉시는 분수 설치 사업을 수질개선 사업이라고 둔갑시키고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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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호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 모임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1월 25일 김홍규 강릉시장의 강릉시의회 '2025년 당초예산안' 시정연설 중 경포호 분수 조성과 관련된 내용 대부분은 경포호에 대한 몰이해와 온갖 의도적 왜곡으로 가득찼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보도자료 전문이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포호 분수 사업은 선무당 김홍규 강릉시장이 경포호를 죽이는 사업입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지난 11월 25일, 제 318회 강릉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2025년도 당초예산안」제출에 관련한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시정연설 중 경포호 분수 조성과 관련한 내용 대부분은 경포호에 대한 몰이해와 온갖 의도적 왜곡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내용을 모르고 한 연설이라면 제발 공부하라고 권유하고, 내용을 알고도 한 연설이라면 더 이상 거짓말로 시민을 속이려하지 말라고 김홍규 강릉시장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
김홍규 시장은 경포호 수질악화의 첫 번째 이유로 경포호의 염도와 부영양화를 지적하였습니다. 경포호는 동해안의 가장 대표적인 자연호수이자 석호입니다. 동해안의 석호는 공간적으로 해양과 육지의 전이구역에 위치하며, 담수와 해수가 혼합된 기수호로 그 자체만으로도 희소가치가 높습니다. 즉, 경포호도 당연히 기수호이며, 해수가 혼합되어 있어 염도가 있고 짭니다. 이것을 김홍규 시장은 직접 입으로 여러번 확인했다고 시정연설을 통해 밝혔습니다. 마치 바닷물이 짠지 안짠지 먹어봤는데 짜서 큰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영양화는 영양물질이 풍부하게 공급되었다는 뜻의 용어로, 대표적인 질소와 인 등 영양염류의 증가로 영양상태가 빈영양에서 부영양으로 바뀐 것을 의미합니다. 적당한 수준의 부영양호수에서는 식물플랑크톤 등 먹이도 풍부하여 어류 및 조류 등 생물 다양성까지 이어지게 합니다.
다만, 상류 또는 주변에서의 농사용 비료, 축산 분뇨 또는 생활하수 등으로 유입된 영양염류로 인한 부영양화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다행히 강릉시가 2000대 전후부터 진행한 경포호 및 경포호습지 복원 사업을 통해 축사를 이전하고 유입천의 수로를 전환하여 이러한 문제를 방지했고, 그 결과 질소와 인의 검출량은 매년 확실히 낮아지고 있어 경포호는 적절한 부영양호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도한 부영양화는 식물플랑크톤의 과다증식으로 호수의 산소를 고갈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포호의 용존산소량은 매우 풍부한 1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식물플랑크톤이 과다증식하거나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과도한 부영양화 상태는 아닙니다. 즉, 지금의 경포호 부영양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앞으로도 경포호 생태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면밀히 관리하면 되는 것입니다.
김홍규 시장은 이어 “물속은 1미터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수중시야도 좋지 않습니다. 매년 물고기 떼죽음과 30만 평에 이르는 경포호 절반 이상을 뒤덮는 적조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어서 파래와 염주말까지 증식해 엄청난 악취를 풍겨, 강릉의 대표 관광지인 경포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대부분 거짓말입니다. 경포호의 용존산소량은 매년 평균 9 ㎎/ℓ를 넘습니다. 용존산소량 7.5 ㎎/ℓ이상이 1등급임을 비추어볼 때 물속 수중시야가 좋지 않다면 용존산소량이 이렇게 높을 수가 없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 수중시야가 흐려지기도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고 경포호 생태계의 건강성과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매년 물고기 떼죽음 발언이야말로 언제적 얘기를 하는 것인지, 어느 도시 시장인지 모를 이야기입니다. 올해 경포호의 물고기 집단 폐사가 있었나요? 아니면 작년에 있었나요? 1990년대까지 빈번히 발생하던 경포호 물고기 집단 폐사는 경호보교를 터 해수유통을 시작하고, 경포호 복원사업을 진행한 이래 현저히 줄어들어 2005년이 마지막 집단폐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파래와 염주말의 경포호 부유 현상은 경포호 수온이 급격히 상승할 때 주로 발생합니다. 최근에 좀 더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한 수온상승을 주원인으로 보아야 합니다. 수질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분수 따위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염주말은 자체로 질소와 인을 흡수하기 때문에 수온이 내려가 다시 가라앉게 되면 퇴적층을 두껍게 할 뿐만 아니라 흡수한 질소와 인을 다시 배출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거해야 합니다. 수거에 필요한 예산은 분수설치 예산의 1%도 들지 않습니다. 나머지 분수설치 예산 99%를 기후위기 대응 예산으로 사용하는 것이 경포호의 미래뿐만 아니라 강릉의 미래를 위해 백배 유용한 예산 집행이 될 것입니다.
강릉시는 경포호 수질등급 4, 5등급을 주장하고, 경포호 어종, 조류, 식생 등의 문제도 주장합니다. 환경부는 매월 경포호에서 37개 항목으로 수질을 측정합니다. 각 항목별로 측정량에 따른 등급기준이 있고, 어떤 항목은 검출 자체가 되어서는 안되는 것도 있습니다. 몇가지 특정 항목으로 또는 특정 시점으로 경포호의 수질등급을 규정하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용존산소량이 아주 좋은 경포호를 수질 1등급이라고 주장해서도 안되며, 계절별, 월별 특성에 따른 편차를 감안하지 않은 수질등급 주장도 해서는 안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측정과 관찰을 종합한 경포호 수질 변화 추이입니다. 강릉시가 문제로 지적하는 경포호의 질소와 인은 점점 줄어들거나 큰 문제없이 유지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원주지방환경청이 발간한 석호 어류도감 등에 따르면 동해안 17개 석호 중에서 경포호는 화진포와 함께 가장 많은 46종의 어종이 출현하였고, 개체수도 가장 많은 석호에 포함됩니다. 46개 어종에는 멸종위기 2급 가시고기를 포함하여 해수어, 담수어, 기수어가 고루 나타나고 있는 점은 경포호의 염도도 현재까지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큰고니 등 멸종위기종이 월동하고 있고, 환경부에서 매년 실시하는 겨울철 동시센서스 조사결과, 야생조류 전반의 총개체수가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포호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독특한 기수역 생태계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배후습지인 경포습지까지 포함되어 다양한 식물과 동물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염분도에 따라 서식생물들의 종류가 다양하게 분포하며, 많은 철새들이 날아와 풍부한 먹이를 얻고 쉬어가는 철새들의 영양공급처이자 기착지로서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담수생물과 해양생물, 기수생물이 공존하는 그야말로 축복과도 같은 곳입니다. 이것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수십년 이상 수많은 강릉시 공무원과 전문가, 시민이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함께 노력하여 이룬것입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20년 전에도 환영받지 못한 구시대적 분수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더 이상 분수 사업을 수질개선 사업이라고 시민을 속이는 꼼수를 부려서도 안됩니다. ‘경포호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 모임’은 결코 현 상태 그대로 두자고 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구시대적 분수 사업으로 되돌아가는 대신 이미 국가 지정습지보다 좋게 평가되고 있는 경포습지와 순포습지를 묶어 강원도 지정습지에서 국가 지정습지로 등록하고, 이어 람사르습지까지 등록하여 경포호와 함께 제일의 생태관광지역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강릉 발전에 가장 바른 방향임을 확신합니다.
2024년 11월 28일
경포호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 모임